가이드 02
슬라이더 세 개
둥글기, 이음새, 광택. 이름만 봐서는 비슷해 보이는데 건드리는 부분이 완전히 다릅니다.
둥글기 — 바깥 모서리
픽셀의 튀어나온 모서리를 얼마나 깎을지 정합니다. 정확히는 위아래 이웃과 좌우 이웃이 둘 다 비어 있는 모서리만 깎입니다.
0%면 각진 도트 그대로고, 100%면 반지름이 픽셀 절반까지 커져서 외따로 떨어진 픽셀 하나가 완전한 원이 됩니다. 가로로 세 칸 이어 찍으면 양 끝만 둥근 알약 모양이 되고요.
중간값도 꽤 쓸모 있습니다. 30~50% 정도면 도트의 각진 느낌은 남기면서 모서리만 살짝 부드러워져서, 레트로 게임의 CRT 화면 같은 인상이 납니다.
이음새 — 안쪽 모서리
이게 물방울처럼 보이게 만드는 진짜 범인입니다. ㄱ자로 꺾이는 오목한 모서리에 살을 채워 넣습니다.
물방울 두 개를 붙여놓으면 만나는 자리가 잘록하게 이어지죠. 그 잘록한 곡선을 만드는 값입니다. 십자 모양으로 다섯 칸을 찍어보면 차이가 확 보입니다. 이음새가 0%면 각진 십자가 나오고, 100%면 네 방향으로 뻗은 액체 덩어리가 됩니다.
재밌는 조합이 하나 있는데, 둥글기 0% + 이음새 100%로 두면 바깥은 각지고 안쪽만 둥근 모양이 나옵니다. 픽셀아트라기보단 도장 찍은 잉크 자국 같은 질감이라, 이것도 은근히 쓸 데가 있습니다.
광택 — 입체감
실루엣을 기준으로 왼쪽 위에 밝은 띠, 오른쪽 아래에 어두운 띠를 얹습니다. 색을 직접 계산하는 게 아니라 모양을 살짝 어긋나게 겹쳐서 만드는 방식이라, 그림이 어떻게 생겼든 알아서 따라갑니다.
40~50%가 무난합니다. 80%를 넘기면 유리구슬처럼 반질반질해지는데, 원본 색이 많이 가려져서 팔레트를 신경 써서 짰다면 손해입니다. 도트 느낌을 유지하고 싶으면 0%로 꺼두세요.
바로 써먹는 조합
둥글기 / 이음새 / 광택 순서입니다.
- 물 · 슬라임 100 / 100 / 45 — 기본값. 액체 이펙트, 포션, 점액 몬스터.
- 사탕 · 구슬 100 / 20 / 80 — '같은 색끼리만 붙이기'를 켜면 색마다 알갱이가 따로 놉니다.
- 젤리 70 / 90 / 30 — 말랑한데 형태는 유지되는 느낌.
- 부드러운 도트 35 / 30 / 0 — UI 아이콘용. 각을 살짝만 죽입니다.
- 원본 도트 0 / 0 / 0 — 효과 없이 순수 픽셀아트. 이 상태로 내보내면 일반 픽셀 스프라이트가 나옵니다.
그리는 요령
이 렌더링 방식은 덩어리가 클수록 심심해집니다. 8×8 통짜 사각형을 칠하면 그냥 모서리 둥근 네모 한 개예요. 재미는 픽셀이 흩어지고 뭉치는 경계에서 나옵니다.
그래서 물이 떨어지는 이펙트를 그린다면, 큰 덩어리 하나보다 큰 덩어리 하나 + 살짝 떨어진 작은 점 두세 개가 훨씬 그럴듯합니다. 떨어져 나온 점은 자동으로 완전한 원이 되니까 튄 물방울처럼 보이거든요.
대각선으로만 닿은 픽셀은 붙지 않고 꼭짓점에서 만나기만 합니다. 이걸 이용하면 방울이 갈라지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느낌을 낼 수 있습니다. 반대로 붙이고 싶으면 사이에 한 칸을 채워주면 됩니다.
그리는 동안에는 확대를 크게 해두는 게 좋습니다. 8배 이하로 보면 곡선이 뭉개져서 판단이 안 돼요.